대입 수능(수학능력 시험) 자신도 모르는 부정행위 : 수험생들은 주의하세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험생들은 지난 3년간의 노력을 좋은 결실로 맺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고생하고 있을 수험생들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몇 년 전 직접 경험했던, 어처구니없고도 안타까운 부정행위 사례들이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수능 전날에야 이 이야기가 생각나 급하게 글을 올렸다.
하지만 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많은 수험생에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일찍 글을 올리기로 했다.
이 글이 많은 수험생에게 공유되어,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어처구니없는 부정행위의 당사자가 되는 일이 단 한 명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1. 유령 휴대폰
강남의 K고등학교에서 교육청 파견 총감독관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고사본부에서 대기하던 중 2교시가 끝날 무렵 한 시험실의 부감독관이 급히 찾아왔다.
시험을 치르던 교실에서 휴대폰 소리가 들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수능에서는 시험 시작 전 휴대폰을 비롯한 반입 금지 물품을 제출해야 한다.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고 소지한 경우에는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면 누군가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험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즉시 교실을 조사하기는 어려웠기에, 부감독관이 우선 고사본부에 상황을 보고한 것이다.
총감독관인 나와 교장, 교감은 긴급히 논의한 끝에 2교시가 끝난 후 해당 교실의 수험생들을 그대로 대기시키고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마침 2교시가 끝난 뒤 점심시간이 이어지는 일정이어서 그나마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나와 교감, 본부요원 한 명은 2교시 종료령이 울리기 전 해당 고사실 앞에서 대기했다.
종료령이 울리자 수험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모두 자리에 앉아 대기하도록 했다.
수험생들에게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도록 한 뒤, 교감은 교실 앞에 모아 둔 가방을 검사했고 본부요원은 책상 주변을 확인했다.

그렇게 검사를 진행하던 중 교감이 한 수험생의 가방에서 휴대폰을 찾아냈다.
그런데 휴대폰을 확인한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휴대폰의 전원이 이미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다른 가방에도 휴대폰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가방을 검사했지만, 추가로 발견된 휴대폰은 없었다.
교실 안에서도 휴대폰 소리가 났을 만한 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전원이 꺼진 휴대폰에서 소리가 났단 말인가?
휴대폰 주인에게 왜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 학생은 전원을 끈 상태로 가방에 넣어 두는 것은 괜찮을 줄 알았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원이 꺼졌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나는 일단 그 학생을 시험본부에 대기시키고 교장, 교감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는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아무리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 해도,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수험생은 규정에 따라 3교시부터 시험장에서 퇴실 조치됐다.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다지만, 그 학생에게는 지난 3년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휴대폰 소리가 났다고 신고한 학생이 실제로 소리를 들었던 것인지,
긴장한 상태에서 다른 소리를 휴대폰 벨소리로 착각한 것인지,
아니면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신고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그 일로 한 수험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학교를 떠나는 그 학생을 바라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뿐만 아니라 시험본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수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시험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날의 일을 떠올릴 때마다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2. 보이지 않는 감독관
4교시가 끝난 뒤, 한 여학생의 눈물은 고사본부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했다.
그 학생은 시험 종료령이 울린 뒤에도 답안 작성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경우였다.
시험 종료령이 울리면 수험생은 즉시 모든 답안 작성을 멈춰야 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사실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여학생은 시험이 끝나갈 무렵 문제지에 표시해 두었던 답을 OMR 답안지에 옮겨 적고 있었다.

그런데 종료령이 울린 직후 마지막 문제의 답을 마저 적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수험생이 그 사실을 감독관에게 알렸고, 감독관은 해당 학생을 고사본부로 데려왔다.

다른 수험생의 신고가 있었던 만큼, 감독관이 이를 임의로 묵인할 수는 없었다.
결국 해당 학생은 규정에 따라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부터 여학생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수많은 수험생이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규정 위반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다른 수험생이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라면 더더구나 그렇다.
이를 묵인한다면 감독관과 학교 책임자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실수처럼 보이더라도 시험 규정에 어긋난 행동이라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 여학생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떠올리면 마음이 미어진다.
수험생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시험 감독관은 앞에 서 있는 감독관만이 아니다.
함께 시험을 치르는 다른 수험생들 역시 여러분의 행동을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감독관인 것이다.

한두 문제를 더 맞히려다가 오히려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종료령이 울린 뒤 단 한 문제라도 더 풀려는 행동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부정행위 지침에 따라 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수험생 여러분, 지금까지 쌓아 온 노력이 마지막 순간의 실수 하나로 흔들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시험장에서는 아는 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만큼이나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종료령이 울리면 즉시 연필을 내려놓고, 반입 금지 물품은 반드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출하기 바란다.

여러분이 흘린 땀과 노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시험에 임하고, 사소한 실수로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잃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모든 수험생이 후회 없이 시험을 마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긴 시간 묵묵히 달려온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결실이 있기를 응원한다.

* 주위에 수험생이 있으면 이글을 공유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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